비고기의 미투데이 - 2007년 10월 21일

이 글은 비고기님의 2007년 10월 21일의 미투데이 내용입니다.

by 해면 | 2010/05/01 04:37 | 트랙백 | 덧글(0)

에버플래닛 CB









클베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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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자긍심을 팔아 만든 비싼 게임이니 잘 되어야 할 텐데요.

by 해면 | 2009/03/27 00:26 | 작업 | 트랙백 | 덧글(4)

학원물

어느 분이 옛 작업을 좀 보여달래서 하드를 뒤지다 찾았다.
그야말로 학원물. 이런저런 요구사항이 많았고, 스타일도 흉내내기지만, 쓸 때는 제법 재미있었다.

 
물론 이 글의 소유권은 엔씨 소프트에 있다.
자산 가치는 0에 수렴할 거라고 생각하지만.



본문

by 해면 | 2009/03/26 00:09 | 작업 | 트랙백 | 덧글(2)

득템


 까만 잉크 아래 확연히 펜으로 눌린 자국을 발견했을 때, 가슴이 살짝 뛰더라는.

 짐 정리 하다 오래된 정원을 발굴해 허겁지겁 읽어 치우고, 신작을 예약 판매한다길래 냉큼 질렀더니 이런게 턱 걸렸다.

by 해면 | 2008/08/01 00:55 | 구경 | 트랙백 | 덧글(0)

비고기의 미투데이 - 2007년 10월 21일

이 글은 hdachi님의 미투데이 2007년 10월 21일 내용입니다.

by 해면 | 2007/10/22 04:40 | 트랙백 | 덧글(3)

짐정리

이사를 가게 된 고로, 물건을 정리 중이다.
지난번 이사 후로 8년 정도가 지나, 지층이 상당한 두께를 자랑한다.

의미 없는 책 내다 놓고, 라벨도 붙어있지 않은 수많은 CD들이며, 모서리가 너덜너덜한 게임 페키지들, 혹시나 해서 쟁여놨던 컴퓨터 부품들, 케이블들, 시효 만료된 계약서나 문서들 기타 등등등.
이제는 어찌할 방도가 없는 zip 디스크 같은 것도 쓰레기 더미에 집어 던지고, 8년 전의 필터링에서 살아남은 카세트 테잎 같은 것들은 대체 뭐가 들어있을지 궁금해서 한 구석에 모셔 놨다.

바깥쪽은 그때그때 정리하며 살아왔지만, 정작 내 방안은 말라죽은 가지 투성이.
언제 꼬불쳐놨던 건지 짐작도 안가는 디스 한 갑도 찾아 피우고, 지금은 이제 미디어로서 가치를 상실한 수많은 비디오 시디들 사이에서 발굴한 윤상의 insensible을 들으며 다음 정리 목록을 고민중.
아직도 분류하고 정리하고 제거하고 쌓아둬야 할 것들이 산더미다.


by 해면 | 2007/09/23 18:12 | 일상 | 트랙백 | 덧글(1)

취중진담

 불면증에 자력 저항을 포기하고 알콜을 좀 섭취한 김에 하는 포스트.

 술맛을 좀 알게 된 이후로, 언제나 활동이 과다했던 전두엽에 저항하는 방법으로 알콜을 애용해 왔는데. 사실 전두엽이 행하고 있는 버퍼와 필터 역할은 인간이 비교적 최근에서야 개발한 고급 기능이지만, 은근히 세상이 야만적인 고로 사는데 여러가지로 방해가 된다.
 하여간 필터링 되지 않는 진담을 이끌어내는 방안으로 알콜을 이용했다. 몇 년 동안. 그러니까 저 이야기는 과거형인데, 지금은 알콜을 섭취했을 경우에 작동하는 2차 버퍼가 따로 있다. 그러니까, 술을 쳐먹고 잘난듯 떠들어 봤자 그건 일부 기능이 고장났을 경우에 방출하도록 계획되어 있는 더미라는 이야기다. 헐.

 사실 그 2차 버퍼가 작동하기 이전, 마지막으로 알콜이 내가 계획한 대로의 소임을 다 했던 시기를 정확하게 기억하고 있다. 2005년 1월이나 2월, 끔찍하게 추운 겨울. 회사 행사로 대구에서 열린 HCI학회에 참석했더랬다. 며칠째인가 팀원분의 소개로 괜찮은 대학의 대학원생들하고 단체 미팅을 했었는데. 뭐 학교에서 오래 지낸 사람들이 그렇듯 현업에 있는 사람들을 좀 깔보는 분위기도 있고 서먹서먹하다가 팀에 있던 사교계의 여왕(아아, 이 분은 정말 시대와 계급을 잘 못 타고 났다고 생각한다)의 활약으로 분위기가 녹았고, 곱창을 먹으며 술을 진탕 마셨다.
 그리고, 어떤 여자 애랑 한참을 떠들었는데. 예쁜 거하곤 거리가 있지만, 자기가 똑똑하다는 사실에 확실한 프라이드를 가지고 있고, 그 프라이드가 타인에게 주는 효과에 대해서도 충분히 인지하고 있는, 그러니까 내가 가지고 있는 전두엽 필터 만큼이나 높은 필터를 가지고 있는 여자애 하나와 그 고개를 넘어서 이야기했다. 사실 그런 아찔한 고개를 넘을 수 있었던 게, 그런 우연한 자리에서 만나기는 힘든 경험을 서로 현재형으로 공유하고 있었으니까. 그리고 그 현재형 경험이란 건, 지극히 이기적인 영혼이 처음으로 자기 밖에서, 다른 인간의 존재 자체와 그 재능에서 순수한 기쁨을 느끼고 있었다는거. 그 변화와 환희를 인지하고 자랑스러워하고 있었다는 거. 뭐 그정도였다.

 이례적으로 연락처도 주고 받고 했지만, 이래 저래 다시 연락할 기회는 없었고 연락처도 잃어버렸다. 그리고 그때를 마지막으로 난 2차 버퍼를 가지게 됐고. 인간은 이러한 생물학적 발전에 대항해 알콜 이상의 도구를 찾아내야 하지 않을 성 싶다만.

 그 애는 지금도 그 기쁨을 간직하고 이어나가고 있는지
 궁금하다.

 그들에게 행운을.


 

by 해면 | 2007/06/04 01:58 | 일상 | 트랙백 | 덧글(1)

2ch 애니송 100선

여러분은 이 중에 몇 개나 아시나요?

순위가 내려갈 때마다 등줄기를 타고 흐르는 전류를 무시할 수 없는 관계로,
일이고 뭐고 다 때려친 다음 각 곡에 대한 단상을 실시간으로 적어볼까 한다.
(팀장님 죄성)



100 제타 건담 - 제타 시간을 넘어서
좋아하는 곡. 지금 들어도 세련된 구석이 있다.

95 건담 더블제타 - 사일런트 보이스
이 오프닝을 87년에 누덕누덕한 화질의 비디오로 봤다. 잊을 리가

94 윈다리아 - 아름다운 별
노래는 귀에 못이 박히지만. 애니 자체는 나하고 참 인연이 없었다

93 사이버포뮬러 - winner
더블원 버전도 나쁘진 않았지만. 이 애니에서 한곡만 랭크된 건 역시 세월탓?

92 세인트 세이야 - 성투사 전설
...할말이 없는

90 유유백서 - 태양이 아직 빛날 때
요금도 종종 듣고 있는 명곡

88 F-91 - eternal wind
극중 삽입곡으로 밋밋한 애니를 얼마나 살려줬던지

86 진게타로보 - heats
만족스럽지 않은 바이블. 피를 끓였으면 수습 좀 

85 성전사 단바인 - 단바인 날다
엘가임은? 엘가임은? 그래도 솔직히 단바인

84 은하철도 999 -
역시 김국환 버전을 상대하기 버겁다.

83 네가 바라는 영원 - rumbling hearts
아침이구나...

82 건담 W - just communication
첨엔 정말 얼마나 웃었던지

81 북두신권 - 사랑을 되찾아라
북두신권 곡들... 은근히 다들 물건이다.

80 우주전함 야마토 -
잘 있어라 지구야.

77 슬램 덩크 - 세상이 끝날때까진
개인적으로 슬램 덩크에서 더 좋아하는 곡이 몇 있다.

75 로미오의 푸른 하늘(불확실) - 하늘로
귀에는 못. 애니는 본 적 없음.

74 보톰즈 - 불꽃의 운명
첫 오프닝을 좋아했었는데...

73 바람의 검심 - heart of sword
꼽힐만한 곡들이 더 있다고 생각한다

72 건담 X - romantic mode
은근히 없는 테크노 계열 명곡. 음악은 윙보단 이쪽을 선호했다.

71 레이어스 - 빛과 그림자에 안긴채
레이어스 곡들 중 가장 좋아했던. 전주를 연주해보고 싶었지.

70 사쿠라 대전 - 제국화격단
따라부르기 베스트 계열

69 구루구루  - 맑아서 할렐루야(?)
이 친구는 왠지 와타루와 세트다

68 건담 - 메구리아이
제목을 번역하고 싶은 맘이 안 드는. 저 자체로 고유명사.

67 사이보그 009 - 누굴 위해
어린 시절 본 극장판의 비감을 잊지 않고 있음.

66 카이보이 비밥 - tank!
히스토리. 진짜 폴크 블루스는?;

65 스텔비아 - 내일에의 brilliant road
한 화 보고 말았었지만. 이렇게 좋았었나 이 노래

62 드래곤볼Z - cha-la head-cha-la
음.. 이젠 남행열차나 아파트 같은 기분.

61 매종일각 - 볕웅덩이(?)
마땅한 역어가=_= 리스트에 올라올 만한 곡이 많은 일각 연립. 지금도 떠올리면 가슴이 훈훈해지는 작품 

60 레인 - duvet
귀에 못 3번. 누군가는 이 사람들 공연도 보러가지 않았나? 애니를 다시 한 번 훑고 싶다.

59 에스카플로네 - 약속은 필요없어
앨범에 더 좋은 곡들이 있다고 생각하지만. 역시 마야짱 목소리와의 첫만남이었던

58 나디아 - 블루워터
야간 자율학습이 생각나긴 하지만. 지금 들어도 좋은 사운드.

56 로도스 전기 - 기적의 바다
일러스트와는 달리 이건 TV판 영웅기사전. 어라? OVA 곡들이 없다?

55 V건담 - stand up to the victory
요즘도 기운 없을 때 가끔 듣는. 애니는 언제 마저 볼까요

54 공각기동대 - inner universe
OST에서 딱히 좋은 곡은 아니었다.

53 스즈미야 하루히의 우울 - god knows
개인적으론 이 다음에 나왔던 곡을 살짝 더 좋아한다.

52 건담 X - dreams
ㅇㅇ. 근데 앞에 곡하고 뭐가 다른가요.

51 스크라이드 - reckless fire
기운 없을 때 2번. 리바이어스를 생각했다가 orz의 생생한 추억

50 와타루 - step
그러니까 왜 구루구루와 세트일까. 노래가 좋은 SD?

49 브레인파워드 - in my dream
힘이 떨어져도 여전히 음악복이 있으신 영감님

47 하루히 - 맑고 유쾌
춤이 앙꼬. 노래 자체는 오프닝을 더 좋아했다.

46 이데온 - 코스모스에 너와
오프닝도 괜찮았는걸

45 역습의 샤아 - beyond the time
JAL 기내 방송에서 80년대 대표 곡들 중 하나로 선곡된 걸 들은 적이

44 시티 헌터 - get wild
사이버포뮬러 사가 엔딩과 헷갈릴 때가 있다.

43  - 추억이 가득
헉. 이거 작품이?;;

41 라제폰 - 헤미스페어
작품 자체도, 작품에 대한 내 감정도, 음악도 뭔가 참 어중간했던 라제폰

40 나데시코 - you get to burning
곡 자체보다는 오프닝 영상을 더 좋아했었다.

39 건담 08 MS소대 - 폭풍 속에서 빛나줘
그러니까 이건 모리스님에 대한 곡이었던...

38 ziods - wild flowers
조이드에 대해선 추억이 많지만, 요즘엔 볼 기회가 없다.

37 에반겔리온 - 달콤한 죽음이여, 오라
들을 때마다 생각나는 말 - 나는 알파이자 오메가니.

36 제타 건담 - 물의 별에 사랑을 담아
초딩 시절 다이제스트 북에서 받았던 느낌이 그대로이던 그 오프닝

...30번대 초반 전멸

30 세인트세이야 - 페가서스 환상
그러니까 정말 할 말이 없다;

29  - 꿈을 믿어요
좋아하던 곡인데, 작품이 허걱;

28 레이즈너 - 메로스처럼
최근 게임 another century episode에서 처음 알게 된 작품

27 에반겔리온 - 혼의 루프란
초기 극장판의 곡들은 좋아하지 않는다.

26 라퓨타 - 너를 태우고
언젠가 이 곡의 가사 해설을 보고 노랫말이란 거에 눈을 떴다.

25 프루츠 바스켓 - 프르츠 바스켓을 위하여
winamp로 개인 방송국이 유행하던 시절. 당시 마님에게 바치는 곡으로 request했던 적이 있다. 지금도 침잠할 땐 듣는 곡.

24  봉신연의 -will
만화도 노래도 참 고만고만

23 턴에이 건담 - 달의 고치
가족 레퍼토리다. 특히 콘서트 버전으로.

22 창궁의 파프너 - 샹그리라
가슴을 울렸던 몇 안 되는 최근작. 작품과 정말 어울리는 곡이었다. 엔딩도 좋아했는데.

21 킹게이너 - 킹게이너 오버
지금도 노래방 단체 퍼포먼스의 야망을 간직하고 있다.

20 드라고너 - 꿈색 추격자
이게 아마 방영 순서가 더블 제타 다음이었던? 그래서 더블 제타와 세트다.

18 우테나 - 윤무~revolution~
오프닝도 그렇게 많이 보면 닳지요. 극장판 삽입곡이 참 좋았는데.

16 마크로스 - 사랑, 기억하고 있습니까
vhs에서 테이프로 떠서 늘어지도록 들었다. 사실 천사의 그림물감이 나오길 바랬는데.

15 가오가이거 - 용자왕탄생
파이널을 생각하면 눈물이 앞을 가리지만. 그래도 수습되는 끓는 피.

13 레이어스 - 양보할 수 없는 소원
좋은 곡이지만 좀 노멀하다는 느낌이었고, 지금 다시 들어도 그러네.

11 구루구루 - wind climbing
와타루도 실릴 곡이 더 있었어요. 흑.

10 라제폰 - tune the rainbow
이쯤 오니 한동안 잊고 있던 요코-마야 콤비의 힘을 느낀다.

9 건담 - 슬픈 전사
이 곡이 나올 때에... 아아 이게 퍼스트구나

8 건담 시드 - 미명의 수레
시드에서 가장 좋아했던 곡. 삽입되었던 화가 참 걸작이기도 했고. 이 순위에 나와줘서 감동.

9 카드 캡터 사쿠라 - 프라티나
곡 자체는 좀 무난하지 않나.

6 슬레이어즈 - give a reason
'멋지다'라는 느낌. 긴 버전의 전주가 정말 멋졌는데.

5 리바이어스 - dis-
내 인생의 애니...를 꼽으라면 이거. 5위에 나와줘서 너무 감사하다.

1 에반게리온 - 잔혹한 천사의 테제
..니가 알파이자 오메가다



시간이 짧아 실시간 기록은 결국 실패했다. 
작품만 아는 경우를 빼도 70여개 정도 되는 듯. 곡 하나하나에 얽힌 추억들도 있고.

네, 나이 먹었습니다.



by 해면 | 2007/05/29 14:14 | 일상 | 트랙백 | 덧글(6)

스타일

 "
 이유는 달랐지만 우리 둘은 희망을 품고 살기 위해선 스타일이 필요불가결하며, 사람이란 희망을 가지고 살거나 아니면 절망 속에서 살아갈 수밖에 없다고 믿었다. 중간이란 없었다.
 스타일? 어떤 가벼움. 어떤 행동이나 반응을 배체시키는 부끄러움. 어떤 우아한 제안. 그 모든 것에도 불구하고 어떤 멜로디를 기대할 수 있으며, 때로는 찾을 수도 있으리라는 가정. 하지만 스타일은 희박하다. 그것은 안으로부터 나온다. 그것은 찾아 나선다고 손에 넣을 수 있는 게 아니다. 스타일과 패션이 같은 꿈을 공유할 수는 있어도, 그 둘은 서로 다르게 창조된다. 스타일은 보이지 않는 약속이다. 그것이 인고의 기질과 세월을 대하는 무던한 자세를 요구하고 키우는 이유는 그 때문이다. 스타일은 음악과 매우 흡사하다.

 (중략)

 그렇다면 왜 울부짖는 걸까? 스타일은 안에서 나오지만, 그러면서도 스타일은 다른 시대로부터 확신을 꾸어 와서 그것을 현재에 빌려 줘야 하며, 그것을 빌린 사람은 그 다른 시대와 서약을 맺어야 하기 때문이다. 열정적인 현재는 스타일에겐 늘 너무 짧다. 귀족적이었던 리즈는 스타일을 과거에서 빌려 왔고, 나는 혁명의 미래로부터 빌려 왔다.
 "

 존 버거 - 여기, 우리가 만나는 곳, 강수정 역 p167~p168


 인간을 축생과 구분하는 좀 더 세련된 방법(꼭 해야겠다면)으로 제안할만 하다. 사람들은 자신을 구성할 때, 주변의 물리적인 환경 뿐만 아니라, 실존하지 않는 세계와도 관계를 주고 받는다. 도구의 사용 같은 양적 차이보다는 훨씬 더 질적인 차이가 아닐까(생각할 수록 그렇다는 확신이 없어지지만).

 스타일을 잃자 희망을 잃었고, 희망을 얻기 위해 스타일을 찾아 허부적댄게 몇 년 째인지 모르겠다. '찾아 나선다고 손에 넣을 수 있는 게 아니다'라니. 진작 좀 가르쳐 주시지.

 

by 해면 | 2007/03/22 23:35 | 구경 | 트랙백 | 덧글(1)

라이딘, 문라이트 마일

3월 신작 애니메이션 둘을 보기 시작했다.

 하나는 'REIDEEN'. 그러니까 토미노 감독의 초기작 중 하나(전반부 한정이라는 이야기를 본 듯한)인 용자 라이딘의 리메이크다. 저 오리지널 작품은 본 적이 없고, 초딩 시절 피아노 학원에 있던 다이제스트 북으로 '처음부터 끝까지' 본 기억이 난다. 다른 것보다도 적에게 망신창이가 된 라이딘 속에서 죽어버린 주인공이 충격적이었고, 뒤를 이어 없는 줄 알았던 주인공의 어머니가 '강림'하여 주인공과 라이딘에게 새 생명을 주는 장면 등등이 단편적으로 기억에 남아 있다. 마지막의 거대화도. 주인공인 아키라는 지독한 마더콘이었다는 이야기를 저 다이제스트를 본 후 20년 쯤 후에 들었던 것도 같다.
 하여, 저 오리지널을 볼 일도 없고 볼 생각도 없지만, 어릴적 주입 받은 컨텐츠의 울림은 강할 수 밖에 없어서 리메이크 된 저 작품은 3화까지 계속 보고 있다. 그것도 프러덕션 IG 작품이고, 오프닝 곡 manacles가 퍽 맘에 들기도 하고.
 하지만 계속 볼지는 미지수다. 최근에 2화까지 보고 말았던 슈발리에 때도 그랬지만, 작품 전체에서 너무나도 안이한 냄새가 나서. 스토리나 뭐 이런건 아직 초반이라 치더라도, 소소한 사건들의 발생이나 장면 전환에서 작위성을 지워줄 최소한의 장치들도 찾아보기가 힘들다. 수동적인 남자 아이들을 로망도 적당히 좀 감추면서 드러나여 간지가 나는 법인데.
 물론 이렇게 뭔가 비어있는 작품들이 주는 혜택도 있다. 앞에 펼쳐지는 광경에 휘둘리지 않으니, 내 머리가 돌아가고, 이 장면은 요렇게, 저 장면은 이렇게, 여기 구성은 저렇게 바꾸고 이렇게 잇는다던가 하는 상상을 펼쳐볼 수 있다.
 그것은 좋은 것이다. 엉성함도 지나치면 봐주기가 짜증나니, 이런 적절한 밸런스는 퍽 회득하기 어려운 레어 아이템이다.

 다른 하나는 '문라이트 마일'. 아주 가까운 근미래에 달에서 발견된 헬륨-3을 놓고 벌어지는 개발 경쟁과, 정치 군사적인 분쟁을 배경으로 두 마초의 모험담을 그린..것으로 보인다. 시간 나면 원작 만화책을 찾아볼 생각.
 이래저래 퀄리티가 높은 편이고, 작품 안에서 뭘 해야 할지도 확실히 알고 있는 듯 보이는 연출. 라이딘과는 전혀 다른 동기로 보고 있다. 사실 간만에 선 굵은 정치물이 나왔나 했는데, 아직은(3화) 캐릭터 만들기에 부속된 소소한 에피소드가 주력이라 약간은 실망 중.


 여담이지만, 요즘 문화 컨텐츠에서 여성성이 주류를 차지한 건 1~2년 사이의 이야기가 아니다. 오히려 이제는 그 반동으로 마초이즘이 하나의 패션으로 등장하고 있는게 아닐까란 느낌을 받는다. 300을 봤을 때도 그랬고, 저 문라이트 마일도 그런 분위기가 장난이 아니다.


 

by 해면 | 2007/03/22 15:10 | 일상 | 트랙백 | 덧글(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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